전 세계 청년 남성의 분노, 호주 학자가 밝힌 5가지 원인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전 세계 젊은 남성들의 분노, 호주 사회학자가 밝힌 5가지 핵심 원인

서론: 우리만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젊은 남자들 왜 이렇게 화가 많아?” 뉴스 댓글창을 보면 자주 나오는 말입니다. 한국 사회에서 젠더 갈등, 청년 실업, 20-30대 남성의 정치적 분노가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지도 벌써 몇 년째죠. 많은 분들이 이걸 ‘한국만의 특수한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이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미국, 호주, 유럽까지 전 세계적으로 젊은 남성들이 비슷한 분노와 좌절을 경험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2024년 연이어 발표되고 있습니다.

특히 호주의 저명한 사회학자들과 연구자들이 이 현상의 핵심 원인을 분석했는데요, 그 내용이 우리에게도 너무나 익숙하게 다가옵니다. 오늘은 전 세계 청년 남성들의 분노가 어디서 비롯되는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이 문제를 이해해야 하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전 세계 젊은 남성들의 고민을 나타내는 상징적 이미지

1. 경제적 불안정: 생계유지의 막막함

전 세계적인 청년 고용 위기

호주 디킨대학교의 조시 루스(Josh Roose) 교수가 2024년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생계비 위기가 젊은 남성들의 극단주의 성향을 부채질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비단 호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최근 발표된 세계 청년 고용 통계를 보면:

  • ILO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청년 실업률은 2023년 13%로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여전히 6,490만 명의 청년이 실업 상태
  • 전 세계 청년의 20.4%가 NEET(교육, 고용, 훈련 중 어느 것도 하지 않는 상태)에 해당
  • 전 세계 청년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어떨까요? 2024년 9월 기준 청년 고용률(15-29세)은 45.1%로 17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은행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부터 한국의 총취업자 수가 감소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며, 2050년에는 2024년 대비 약 10% 감소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기술 발전이 가져온 역설

기술 발전으로 기업들이 더 적은 인력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면서 신규 채용이 크게 줄었습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과거처럼 “열심히 공부하고 좋은 대학 나오면 취직할 수 있다”는 공식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죠.

캘리포니아에서는 50만 명 이상의 청년이 학교에도 직장에도 다니지 않는 ‘기회 청년(opportunity youth)’으로 분류됩니다. 이런 경제적 불안정성이 청년 남성들에게 미래에 대한 깊은 불안감과 분노를 안겨주고 있습니다.

2. 외로움의 전염병: ‘남성 고립 위기’

놀라운 통계: 미국 청년 남성의 25%가 극심한 외로움 경험

2024년 갤럽 보고서는 충격적인 수치를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15-34세 남성 중 25%가 전날 극심한 외로움을 느꼈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전국 평균인 18%, 그리고 같은 연령대 여성의 18%와 비교해 현저히 높은 수치입니다. 미국에서 청년 남성과 다른 성인 집단 간의 외로움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났습니다(청년 남성 25% vs 기타 성인 17%).

‘우정 침체기’의 도래

1990년대 초반 이후 “친한 친구가 한 명도 없다”고 답하는 남성의 비율이 3%에서 15%로 5배 증가했습니다. 사회학자들은 이를 “우정 침체기(friendship recession)”라고 부릅니다.

소셜 미디어의 영향을 받는 청년을 표현한 이미지

전 세계적 현상

이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WHO 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13-29세 청소년과 청년의 17-21%가 외로움을 느낀다고 보고했으며, 특히 저중소득 국가에서 비율이 높았습니다. WHO는 2025년 발표한 보고서에서 사회적 연결의 부족이 조기 사망 위험 증가와 건강 악화로 이어진다고 경고했습니다.

한국의 상황

한국도 예외가 아닙니다. 온라인 커뮤니티는 활발하지만 오프라인에서의 깊은 인간관계는 점점 줄어들고 있죠. 특히 취업 준비나 경제적 압박으로 사회적 관계를 유지할 여유가 없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3. 변화하는 젠더 규범: 정체성의 혼란

“남자다움”의 재정의

호주의 저명한 페미니스트 사회학자 레윈 코넬(Raewyn Connell)은 “헤게모니적 남성성(사회에서 지배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남성상)” 개념을 통해 남성성 연구 분야를 개척한 학자입니다. 2024년에도 그녀의 연구는 사회과학계에서 중요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코넬의 이론에 따르면, 전통적인 “남성다움”(가장으로서의 경제적 책임, 강인함, 감정 억제 등)이 현대 사회에서 더 이상 작동하지 않으면서 많은 남성들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습니다.

역할 모델의 부재

과거에는 “이렇게 살면 된다”는 명확한 인생 경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역할 모델이 사라졌습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은 당연히 환영할 일이지만, 동시에 일부 남성들은 “그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지?”라는 혼란을 느끼고 있습니다.

젠더 갈등의 국제화

2024년 호주 연구에 따르면 호주 대학생 남성들도 페미니즘과 젠더 이슈를 둘러싼 갈등과 의미 만들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는 한국의 상황과 매우 유사합니다. 젠더 이슈가 전 세계적으로 청년 남성들에게 정체성의 도전 과제가 되고 있는 것이죠.

4. 소셜 미디어와 디지털 문화의 영향

행복도 감소의 글로벌 트렌드

세계경제포럼(WEF)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이후 북미, 남미, 유럽, 남아시아, 중동 및 북아프리카에서 청년들의 행복도가 감소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비교와 박탈감의 증폭

소셜 미디어는 끊임없는 비교를 만들어냅니다. 남들은 다 잘 사는 것 같고, 자신만 뒤처진 것 같은 느낌.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년 남성들에게 소셜 미디어는 박탈감을 증폭시키는 도구가 됩니다.

알고리즘이 만드는 분노의 에코 체임버

소셜 미디어 알고리즘은 분노를 자극하는 콘텐츠를 우선적으로 노출합니다. 한 번 화가 나는 콘텐츠를 클릭하면, 비슷한 콘텐츠가 계속 추천되죠. 이렇게 형성된 “에코 체임버(같은 의견만 반복되는 폐쇄적 공간)” 안에서 분노는 증폭되고 극단화됩니다.

5. 정치적 포퓰리즘과 극단주의의 유혹

분노의 정치적 동원

호주의 조시 루스 교수는 “보복적이고 원한에 가득 찬 분노 중심의 증오가 현재 우세하며, 특히 남성들 사이에서 그렇다”고 지적했습니다. 남성들은 포퓰리즘 운동에 투표할 가능성이 더 높고, 폭력적 극단주의 운동의 대부분을 구성합니다.

좌절한 이들에게 답을 제공하는 극우

경제적으로 어렵고, 외롭고, 미래가 불안한 청년 남성들에게 극우 포퓰리즘은 “당신이 어려운 건 당신 잘못이 아니다. 특정 집단 때문이다”라는 단순하고 명쾌한 답을 제공합니다. 비록 그것이 사실이 아닐지라도, 좌절한 사람들에게 분노의 초점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힘을 발휘합니다.

한국의 정치 지형 변화

한국에서도 2020년대 들어 20-30대 남성의 정치 성향이 급격히 변화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보수화”라기보다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만과 변화에 대한 요구로 해석해야 합니다.

우리는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개인의 문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

중요한 것은 이것이 “요즘 젊은 남자들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인 구조적 문제라는 점입니다. 경제 구조의 변화, 기술 발전의 부작용, 사회적 연결의 약화, 급격한 문화 변동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입니다.

비난이 아닌 이해가 필요

청년 남성들의 분노를 무조건 비난하거나 “극우화”로만 치부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들이 겪는 실질적인 어려움과 심리적 고통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경계해야 할 것

하지만 정당한 불만이 극단주의나 증오로 전환되는 것은 경계해야 합니다. 분노를 정치적으로 악용하려는 세력들을 구별하고, 건설적인 방향으로 에너지를 모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연대와 해결책 모색

궁극적으로 이 문제는 청년 세대 전체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성별 간 대립이 아니라 세대 간 연대를, 분노의 정치가 아니라 문제 해결의 정치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1. 젊은 남성들의 분노가 정말 전 세계적인 현상인가요?

A. 네, 맞습니다. 2024년 여러 연구에서 미국, 호주, 유럽, 한국 등에서 유사한 패턴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갤럽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청년 남성의 25%가 극심한 외로움을 경험하고, 호주에서도 생계비 위기가 청년 남성들의 극단화를 부추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ILO의 2024 보고서는 전 세계적으로 청년 고용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습니다.

Q2. 왜 특히 ‘남성’들이 더 어려움을 겪나요?

A.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첫째, 전통적인 “가장으로서 경제적 책임”이라는 기대가 여전히 존재하지만 실현하기 어려운 경제 환경. 둘째, 남성들이 감정을 표현하고 도움을 구하는 데 사회적으로 제약을 받는 문화. 셋째, 1990년대 이후 남성들의 “우정 침체기”로 사회적 지지망이 약화된 점. 넷째, 급격한 젠더 규범 변화 속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찾기 어려운 점 등입니다. CDC 데이터에 따르면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보다 거의 4배 높다는 점도 이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줍니다.

Q3. 이 문제의 해결책은 무엇인가요?

A. 단일한 해결책은 없지만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합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청년 일자리 창출, 경력 개발 지원, 사회안전망 강화. 사회적 측면에서는 남성들의 사회적 연결 증진, 정신건강 서비스 접근성 개선, 감정 표현의 사회적 수용. 문화적 측면에서는 다양한 남성성 모델 제시, 건강한 역할 모델 발굴, 젠더 이슈에 대한 건설적 대화 환경 조성. 정치적 측면에서는 청년 정책의 실질적 개선, 포퓰리즘과 극단주의에 대한 경계, 세대 간 대화와 이해 증진 등이 필요합니다.

Q4. 한국의 젠더 갈등이 유독 심한 이유는 뭔가요?

A. 한국은 전 세계적 추세에 더해 몇 가지 특수한 요인이 있습니다. 급격한 압축 성장으로 인한 사회 변화 속도, 군 복무 문제, 높은 청년 실업률과 주거비 부담, 치열한 경쟁 사회 구조, 온라인 커뮤니티의 극단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합니다. 하지만 2024년 호주 연구에서도 대학생 남성들이 젠더 이슈를 둘러싼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 것처럼, 젠더 갈등 자체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Q5. 이 문제를 개인적으로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A. 청년 남성이라면: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표현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세요. 전문적인 도움(상담, 정신건강 서비스)을 구하는 것은 약함이 아닙니다. 의미 있는 인간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려 노력하세요. 온라인에서 분노를 증폭시키는 콘텐츠를 의식적으로 피하고, 건설적인 커뮤니티를 찾으세요. 주변인이라면: 경청하고 공감하되, 극단적 견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는 마세요. 함께 할 수 있는 활동을 제안하고 사회적 연결을 도우세요. 성급한 판단이나 비난보다는 이해하려는 자세를 유지하세요. 사회 전체로는: 청년 문제를 성별 대립의 프레임이 아니라 세대 전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합니다.

결론: 연대의 시작점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두 가지를 알려줍니다.

첫째, 이것은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잘못이 아닙니다. 전 세계적인 구조적 변화가 만들어낸 문제입니다. 따라서 누군가를 비난하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둘째, 다른 나라들의 경험과 연구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호주의 조시 루스 교수, 레윈 코넬 교수 같은 연구자들이 밝혀낸 원인들을 이해하고, 해외의 정책 사례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청년 남성들의 분노는 무시할 수도, 단순히 비난할 수도 없는 현실입니다. 경제적 불안정, 외로움의 전염병, 정체성의 혼란, 디지털 문화의 부작용, 극단주의의 유혹—이 다섯 가지 핵심 원인을 이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대립이 아닌 연대, 분노가 아닌 이해입니다. 청년 세대가 성별을 넘어 함께 손잡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어갈 때 이 문제는 해결될 수 있습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2025년 WHO의 보고서는 사회적 연결이 건강과 직결된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했고, 많은 나라에서 청년 정신건강과 고용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도 이 글로벌한 대화에 동참할 때입니다.

당신이 청년 남성이든, 여성이든, 또는 이 문제를 걱정하는 기성세대든—우리 모두가 이 문제의 당사자입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구조적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는 노력,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할 수 있는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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