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친구 따라 강남 간대요.” 자녀를 둔 부모님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표현이죠. 그런데 이런 ‘친구 따라 배우기’가 비단 사람뿐만 아니라 벌에게도 나타난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2025년, 독일 콘스탄츠 대학교 연구팀이 발표한 최신 연구 결과는 우리가 벌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에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벌들이 모두 똑같이 행동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2025년 1월 콘스탄츠 대학교의 카비타 카난(Kavitha Kannan) 박사과정 학생과 모르간 누비앙(Morgane Nouvian) 신경생물학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벌에게도 개별 성격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연구진은 같은 위협 상황에 노출된 벌들을 관찰했습니다. 그 결과, 일부 벌은 일관되게 ‘방어자(defender)’ 역할을 하며 공격적으로 반응한 반면, 다른 벌들은 계속해서 공격을 자제하고 침착함을 유지했습니다. 이러한 행동 패턴은 시간이 지나도, 그리고 다른 사회적 맥락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났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벌의 성격이 집단 동조(conformism)보다 우선한다는 것입니다. 연구진이 벌들의 집단 구성을 바꿔가며 실험했을 때, 벌들은 주변 동료들의 행동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바꾸지 않았습니다. 공격적인 벌은 온순한 벌들 틈에 있어도 여전히 공격적이었고, 온순한 벌은 공격적인 벌들 사이에서도 침착함을 유지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Royal Society Open Science 저널 2025년 12권 1호에 “Consistency and individuality of honeybee stinging behaviour across time and social contexts(시간과 사회적 맥락에 걸친 꿀벌 쏘기 행동의 일관성과 개별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습니다.
성격만큼이나 놀라운 발견은 벌의 사회적 학습 능력입니다. 2024년 3월 6일 Nature 저널 627권 8004호(572-578페이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호박벌(bumblebee)은 혼자서는 절대 풀 수 없는 복잡한 문제를 다른 벌을 관찰함으로써 배울 수 있습니다.
연구진은 호박벌에게 2단계 퍼즐 상자를 제시했습니다. 먹이를 얻기 위해서는 첫 번째 단계를 거쳐야만 두 번째 단계로 갈 수 있는 구조였는데, 이 문제는 호박벌이 혼자 시행착오를 통해서는 절대 풀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습니다.
실제로 연구진조차 시범을 보일 벌을 훈련시킬 때 첫 번째 단계에 임시 보상을 제공해야 했습니다. 그만큼 어려운 과제였죠.
그런데 놀랍게도, 훈련받은 벌을 관찰한 호박벌들은 이 복잡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을 친구를 따라 배워서 해낸 것입니다.
Queen Mary University of London의 Alice D. Bridges와 Lars Chittka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 발견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합니다. 호박벌이 개체 혼자서는 혁신하기 어려운 행동을 사회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는 것은, 인간만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누적 문화(cumulative culture)’의 핵심 요소가 이 작은 곤충에게도 존재한다는 것을 암시하기 때문입니다.
누적 문화란 한 세대가 배운 것을 다음 세대가 관찰을 통해 배우고, 이것이 점차 더 복잡한 기술로 발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더 깊이 들어가 보면, 벌들 사이에도 학습 스타일의 차이가 있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꿀벌의 학습 능력에는 두 가지 뚜렷한 유형이 있습니다.
느리고 정확한 개별 학습자 (Slow and Accurate Individual Learners)
빠르고 부정확한 사회적 학습자 (Fast and Inaccurate Social Learners)
이러한 학습 스타일 차이는 벌의 뇌에 있는 화학 신호 물질(신경전달물질)의 균형과 연관되어 있습니다. 벌의 뇌가 학습할 때 사용하는 옥토파민, 세로토닌, 도파민, 글루타메이트 같은 물질들의 상호작용이 학습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이죠.
Journal of Insect Behavior 38권 5호(2025)에 Tait, C., Hakanoğlu, H., Akülkü, İ. 등이 발표한 “Neurochemical Correlates of Speed-Accuracy Trade-Off During Individual and Social Learning in Honey bees” 연구에 따르면:
개별 학습(individual learning)을 할 때:
사회적 학습(social learning)을 할 때는 정반대 패턴이 나타납니다.
또한:
관심 있는 분들을 위해 좀 더 설명하자면, 이러한 신경전달물질들의 미묘한 농도 차이가 각 벌이 선호하는 학습 방식을 결정하게 됩니다. 마치 우리 뇌의 화학적 균형이 우리 성격에 영향을 주는 것과 비슷하죠.
이러한 벌의 학습 연구는 우리 인간의 교육에도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벌도 각자의 성격과 학습 스타일이 있듯이, 우리 아이들도 저마다 다른 학습 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는 혼자 책을 읽으며 천천히 깊이 이해하고, 어떤 아이는 친구들과 함께 활동하며 빠르게 배웁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 방식이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호박벌이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을 다른 벌을 보고 배운 것처럼, 아이들도 또래 친구들로부터 배우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부정적으로만 쓰이지만, 실은 사회적 학습은 개별 학습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복잡한 기술을 습득하게 해주는 강력한 도구입니다.
벌의 성격이 집단 압력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게 유지되었듯이, 아이들도 자신만의 고유한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존중받아야 합니다. 모든 아이를 똑같은 틀에 맞추려 하기보다는, 각자의 성향을 이해하고 그에 맞는 교육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A. 네, 2025년 콘스탄츠 대학교 연구는 벌이 개별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입증했습니다. 같은 유전자를 공유하고 같은 환경에서 자란 벌들도 일관되게 다른 행동 패턴을 보였습니다. 어떤 벌은 계속 공격적이고, 어떤 벌은 계속 온순했죠. 이는 단순한 본능 이상의 개별적 특성입니다.
A. 2024년 Natur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호박벌은 혼자서는 절대 풀 수 없는 2단계 퍼즐 문제를 다른 벌을 관찰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이는 인간에게만 있다고 여겨졌던 ‘누적 문화’의 핵심 요소가 벌에게도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즉, 한 세대가 배운 것을 다음 세대가 관찰을 통해 배우고, 이것이 점차 복잡한 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A. 벌의 뇌는 약 100만 개(정확히는 약 960,000개)의 뉴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인간은 약 860억 개(86 billion)입니다. 크기는 작지만, 벌의 뇌는 효율적으로 조직되어 있으며, 옥토파민, 세로토닌, 도파민, 글루타메이트 등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을 활용하여 복잡한 학습과 기억을 수행합니다. 뇌의 크기보다는 신경망의 조직 방식과 화학적 신호 체계가 더 중요한 것으로 보입니다.
A. 둘 다 필요합니다. 콘스탄츠 대학교 연구진은 벌집의 집단 역학에서 개별 벌의 성격이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습니다. 공격적인 벌은 외부 위협으로부터 벌집을 방어하는 데 중요하고, 온순한 벌은 안정적인 꿀 채집과 벌집 유지 활동에 더 적합합니다. 다양한 성격의 벌들이 공존할 때 벌집 전체가 더 탄력적으로 운영됩니다.
A. 벌의 연구는 세 가지 중요한 교육적 시사점을 줍니다. 우선, 개별 학습자의 고유한 성향과 학습 스타일을 존중해야 합니다. 또한, 사회적 학습(또래 학습)은 개별 학습만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복잡한 기술 습득을 가능하게 합니다. 마지막으로, ‘빠른 학습’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며, 느리지만 정확한 학습도 그 나름의 가치가 있습니다. 속도와 정확도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2025년 최신 연구들이 밝혀낸 벌의 성격과 학습 능력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불과 1cm도 안 되는 작은 몸집의 벌이 개별 성격을 가지고 있고, 친구를 따라 배우며, 각자 다른 학습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놀랍기만 합니다.
독일 콘스탄츠 대학교의 카비타 카난과 모르간 누비앙 교수팀이 Royal Society Open Science에 발표한 연구는 벌의 성격이 집단 압력보다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Nature에 발표된 호박벌 연구는 사회적 학습이 개별 혁신을 뛰어넘는 복잡한 기술 습득을 가능하게 한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이러한 발견들은 비단 벌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것을 넘어서, 우리 인간 사회, 특히 교육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제공합니다. 우리 아이들도 각자의 성격과 학습 스타일이 있으며, “친구 따라 배우기”는 결코 부정적인 것만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다음에 벌을 보게 된다면, 단순히 꿀을 만드는 곤충이 아니라, 성격을 가지고 친구로부터 배우며 각자의 방식으로 세상을 이해하는 작은 학습자로 바라보는 건 어떨까요? 윙윙거리는 그 작은 날갯짓 속에 우리가 배울 교훈이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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